문의선택 | |
---|---|
고객사(상호) | |
회사전화 | - - |
신청자(이름) | 황준영 |
직위 | |
이메일 | sdjsadsd@naver.com |
휴대전화 | - - |
제목 | [속보]이 대통령 “일본 정부 과거사 직시하길 기대···미래지향 상생협력 길 모색” |
내용 | 이재명 대통령은 광복절 80주년인 15일 “일본과 미래지향적인 상생협력의 길을 모색하겠다”며 “일본 정부가 과거의 아픈 역사를 직시하고 양국 간 신뢰가 훼손되지 않게 노력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식 경축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올해는 광복 80주년인 동시에 한일수교 60주년”이라며 “과거를 직시하되 미래로 나아가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우리 곁에는 여전히 과거사 문제로 고통받는 분들이 많이 계신다. 입장을 달리하는 갈등도 크게 존재한다”며 “동시에 우리는 독립지사들의 꿈을 기억한다. 가혹한 일제 식민 지배에 맞서면서도 언젠가는 한·일 양국이 진정한 이웃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놓지 않았던 선열들의 간절한 염원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일본은 마당을 같이 쓰는 우리의 이웃이자 경제 발전에 있어 떼놓고 생각할 수 없는 중요한 동반자”라며 “국익 중심 실용외교의 원칙으로 셔틀외교를 통해 자주 만나고 솔직히 대화하면서 일본과 미래지향적인 상생협력의 길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신뢰가 두터울수록 협력의 질도 높아지게 마련”이라며 일본 정부의 과거사 직시 노력을 당부했다.
“스트라이크!” 공이 스트라이크 존(타자가 쳐야 한다고 규정된 가상의 공간)을 아슬아슬하게 걸치며 지나간 순간 심판의 목소리가 경기장에 울려 퍼졌습니다. 찰나의 적막. 관중은 이내 심판을 향해 박수를 보냅니다. 심지어 심판의 이름을 연호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심판의 마스크 사이로 미소가 희미하게 퍼집니다. ‘이제 모두 함께 야구를 즐길 때가 왔다’, 손팻말을 흔드는 손이 흥겹습니다.
미국 야구 심판 젠 파월(48)이 지난 11일(현지시간) 150년 동안 단단했던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유리천장을 깨뜨렸습니다. MLB 내셔널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와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의 정규시즌 경기에 ‘여성 주심’으로서는 처음으로 역사에 남을 출장을 기록한 겁니다. 경기를 마친 파월은 “놀라웠다. 오랜 꿈을 이뤘고 여전히 꿈속에 살고 있는 기분”이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미국 외 외신들도 주목할 만큼 파월의 등장은 기념비적이었는데요. 오늘 점선면은 파월의 등장이 왜 의미가 있었는지, 한국의 상황은 어떤지 짚어볼게요.
파월의 등장이 관심을 받은 건 메이저리그의 여성 심판 데뷔가 다른 프로스포츠, 다른 나라에 비해 늦었기 때문입니다. 세계 최상위 프로스포츠 리그를 기준으로 미국 프로농구에서는 1997년(바이올렛 팔머), 미국 프로풋볼에서는 2012년(섀넌 이스틴) 처음 여성 심판이 나왔고요. 유럽 축구리그는 2017년 독일 분데스리가(비비아나 슈타인하우스), 2023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레베카 웰치), 2024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마르타 우에르타 데 아사)에서 여성 주심이 처음 그라운드에 섰습니다.
한국 역시 4대 프로스포츠(야구·축구·농구·배구) 중 프로야구만 여성 심판이 없습니다. 프로축구는 1999년 임은주 심판, 프로배구는 2006년 정말순 심판, 프로농구는 2007년 박윤선 심판이 각각 주심으로 데뷔했는데요. 프로야구는 2군 리그인 퓨처스리그에도 여성 심판이 없습니다. 1군 경기 심판이 되려면 심판 공채시험에 합격해 2군에서 약 5년 정도 활동해야 하는 만큼 첫 여성 주심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요.
가장 근접한 여성 심판은 아마추어 야구를 관장하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소속 김민서 심판입니다. 12년차 심판인 그는 점선면과 통화하면서 “메이저리그는 경험을 쌓을 수 있는 단계가 잘 갖춰져서 올라갈 수 있는 시스템이지만 한국은 2군 리그 전 단계가 부족하다”며 “현재 (야구계에는) ‘기존 남성 심판들만으로 잘 되는데 굳이 오랜 시간 투자를 해서 여성 심판을 배출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어요.
야구에서 유독 유리천장이 두꺼운 건 다른 종목과 달리 ‘야구는 남자, 소프트볼(부드러운 공을 사용하는 등 야구를 변형한 종목)은 여자’가 하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있다는 점이 큽니다. 야구에 관심 있는 여성들에게 소프트볼을 권하는 분위기 속 접근성은 낮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죠. 그러다 보니 프로리그는커녕 실업리그나 학교 여자 야구부조차 없습니다. 고교야구리그 화성동탄BC 소속 손가은 선수는 출전마다 ‘최초’라는 이름표를 수집할 정도입니다. 그는 소프트볼도 해봤지만 “야구선수를 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낮은 접근성 때문인지 야구계에는 전반적으로 여성이 드뭅니다. 2025년 기준 스포츠지원포털에 등록된 전국의 남자 야구 지도자는 1253명, 여자 야구 지도자는 1명입니다. 유일한 여성 야구 지도자인 한승희 수원팔달구리틀야구단 감독은 지난달 2일 “아직 프로팀(감독)은 꿈도 못 꾸는 현실이지만 여성이 야구를 하며 살아갈 수 있는 길이 더 많이 생겼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손가은 선수도 “한국에서는 야구를 하면서 돈을 벌 수가 없다”고 말했는데요. 여성은 야구를 하는 것만으로는 먹고 살 수가 없는 상황인 겁니다.
여성을 함께 경기를 만들어가는 주체가 아니라 성적 대상화하거나 주변화하는 문화도 장벽으로 작용합니다. 시구자, 치어리더, 아나운서 등 중계 카메라가 여성을 어떻게 비추는가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는데요. 이순철 SBS 야구 해설위원은 지난달 29일 부산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 대 NC 다이노스의 경기에서 한 선수의 부진을 “와이프가 잘해야 된다”며 아내 탓으로 돌리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됐습니다. 선수에겐 사과했지만 성차별 발언을 공개적으로 한 데 대한 징계는 없었습니다.
관중들에 대한 성차별도 있습니다. 2022년 5월 한 경기에서 김수환 캐스터는 “여성 팬들은 안타인 줄 아셨던 것 같은데요. 파울이었습니다”라고 하고, 박재홍 해설위원은 “여성분들은 일단 (공이) 맞으면 환호하죠”라고 말해 논란이 됐습니다. 일부 관중들은 야구장에서 다른 관중으로부터 “여자들은 뭣도 모르면서 여길 왜 오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듣기도 하고요, 일부 스포츠 커뮤니티에서는 “어느 구단 팬들이 어느 구단 팬보다 예쁘다”, “못생긴 여자 팬들은 스케치북 들지 말라”는 식의 외모 평가까지 일삼습니다.
그럼 같은 프로야구인데 미국에선 어떻게 젠 파월이 나올 수 있었을까요. 우선 체계적인 채용 시스템이 존재한다는 점이 꼽힙니다. MLB 홈페이지 등에 따르면 소프트볼 선수 출신인 파월은 은퇴 후 한동안 미술 교사로 일하다가 10년 전인 2015년 일종의 공개 오디션인 MLB 심판 트라이아웃 캠프를 통해 입문했습니다. 이 캠프는 무료로 ‘누구나’ 참여 가능합니다. 파월은 캠프를 나온 뒤 2016년부터 마이너리그에서 1200경기 이상 심판을 봤습니다. 현재 파월을 비롯해 마이너리그에서 활동하는 여성 심판은 8명입니다.
미국이 1972년 성차별금지법이라고 할 수 있는 ‘타이틀 나인(Title IX)’법을 제정하고, 스포츠 영역에서 동등한 기회를 제공해 성차별을 극복하고자 노력한 점도 간과해선 안 됩니다. 법 시행 전인 1971년 미국 여자 고교생은 27명 중 1명꼴로 체육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2002년에는 2.5명 중 1명 참여로 늘었습니다. MLB는 2010년대부터 ‘다양성 파이프라인(Diversity Pipeline)’ 계획에 따라 여성·소수인종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했습니다.
주류 스포츠 영역에서 여성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줬습니다. 최근 미국에서는 2026년 출범을 목표로 여자프로야구리그(WPBL)가 추진 중인데요. 지난해 월트디즈니의 CEO 부부가 미국 여자프로축구리그 LA 연고팀 엔젤시티FC 지배지분을 인수하기로 하는 등 여성 프로스포츠의 인기가 높아지는 데서 가능성을 본 겁니다. 당시 엔젤시티FC는 2억5000만달러(약 3400억원)의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차별에 맞선 선구자들의 노력도 젠 파월에게 중요한 이정표가 됐을 것입니다. 미국 야구사엔 1972년 MLB 심판이 되기 위해 평등권 소송을 제기해 3년 만에 승소한 버니스 게라, 13년간 심판으로 활동하며 실력을 인정을 받았던 팸 포스테마, 상위 리그 승격에 남성 심판들의 방해가 있었다는 의혹이 나왔던 리아 코르테시오 등의 발자취가 선명합니다.
미국 사례는 국내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은데요. 프로스포츠의 지속가능성은 결국 여성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이끌어내는 데 달렸습니다. 최근 프로야구 흥행 배경에는 여성 관객 수 증가도 있습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준 프로야구 기존 관람객 중 여성 비율은 37.2%였는데 신규 관람객 중 비율은 48.6%였습니다. 남성 위주의 관람 문화가 변하고 있는 것이죠. 장기적으로 야구판을 키우기 위해서라도 여성 야구인력 양성 등이 적극적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한국에서 여성이 야구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모습은 언제쯤 볼 수 있을까요. 김민서 심판은 통화에서 “현재 여성 야구는 사회인 중심인데 전문적으로 할 수 있도록 시스템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여성 심판에 대해서는 “KBO가 체계를 잘 갖춰 준비한다면 10년 뒤엔 프로 경기를 뛰는 여성 심판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심판은 개인적으로는 ‘올림픽 심판’이 꿈이라고 밝혔는데요. 여성이라는 이유로 꿈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 그게 한국 프로야구 최초 여성 주심 탄생의 ‘베이스’가 될 겁니다.
“하나를 보더라도 입체적으로” 경향신문 뉴스레터 <점선면>의 슬로건입니다. 독자들이 생각해볼 만한 이슈를 점(사실), 선(맥락), 면(관점)으로 분석해 입체적으로 보여드립니다. 매일(월~금) 오전 7시 하루 10분 <점선면>을 읽으면서 ‘생각의 근육’을 키워보세요.
<점선면>의 다른 뉴스레터가 궁금하시다면 구독을 눌러주세요! ▶
미국 국무부가 지난해 한국에 대한 연례 인권보고서에서 재작년과 비교해 중대한 변화가 없다면서도 ‘표현의 자유’ 제한 등을 한국의 주요 인권 이슈로 짚었다.
국무부는 12일(현지시간) 공개한 ‘2024 국가별 인권보고서’ 한국 관련 부분에서 “한국 법률과 정부가 표현의 자유를 보장했다”며 “독립된 언론, 효율적 사법부, 제대로 작동하는 민주적 정치 시스템이 표현의 자유를 촉진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럼에도 정부는 국가보안법과 기타 법률, 헌법 조항의 해석 및 시행으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인터넷을 통한 접근을 제한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먼저 “언론사와 언론노조가 언론 및 표현의 자유 제한에 대해 우려를 표했으며, 9명의 위원이 정치적으로 임명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방심위)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고 했다. 이어 “(지난해) 3월 전국언론노조는 방심위 선거방송심의위원회가 MBC의 콘텐츠를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간주, 불균형하게 처벌했다고 주장했다”면서 “MBC가 서울 일일 대기오염 수준을 전하면서 커다란 파란색 숫자 ‘1’을 방송한 것을 처벌한 사례가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MBC <뉴스데스크> 지난해 2월27일 방송분이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가 1이었다는 기상 정보를 전하면서 파란색 큰 ‘1’ 그래픽 이미지를 띄운 것이 더불어민주당을 연상시킨다며 방심위에 민원을 제기했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회는 지난해 4월 MBC 뉴스데스크에 대해 법정 제재 중에서도 수위가 높은 ‘관계자 징계’를 의결했다.
보고서는 “(방심위는) 이 숫자가 주요 야당에 대한 지지로 해석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보고서에는 ‘노동자 권리’ 편에서 지난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대생 및 전공의·인턴 사이의 의대 정원 증원 갈등이 거론됐다. 보고서는 의료진의 집단 사직을 언급하면서 “집단행동은 12월까지 이어졌다”며 “저항하는 수련의들은 수련의가 많아지면 긴 노동시간과 저임금 문제가 악화할 것으로 우려했으며, 의료계 다른 쪽에서는 더 많은 학생을 교육해야 하는 제한된 능력 탓에 의료 교육의 질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고 언급했다.
한편 국무부 인권보고서는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지지층 중 절반 가까이는 국민의힘 8·22 전당대회에 출마한 당권주자 중 김문수 후보를 선호한다는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가 15일 나왔다. 전체 유권자들 사이에선 조경태와 김문수, 안철수 후보가 나란히 20% 안팎을 기록해, 민심과 당심의 괴리가 크게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지난 12~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7명에게 국민의힘 대표 후보 중 누구를 선호하는지 물은 결과 조경태 후보가 22%, 김문수 후보가 21%, 안철수 후보가 18%, 장동혁 후보가 9%의 답변을 받았다. 의견을 유보하는 응답은 30%였다. 전체 민심에서는 조경태·김문수·안철수 후보가 오차범위 내였다.
하지만 모수를 국민의힘 지지층(223명)으로 좁히면 김 후보가 46%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장 후보가 21%로 뒤를 이었다. 안·조 후보는 각각 9%에 그쳤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파인 김·장 후보의 합이 67%로 탄핵 찬성파인 안·조 후보의 합(18%)보다 크게 높았다. 대선 패배 후에도 탄핵 반대파에 쏠린 당심이 여론조사로 확인된 것이다.
이번 전당대회 본경선은 당원 80%, 국민 여론조사 20%로 진행돼 당원들의 의사가 결정적이다. 국민 여론조사도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역선택 방지를 위해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으로 한정했다.
국민의힘과 무당층을 더한 503명 중에서는 김 후보가 31%, 안·장 후보가 각각 14%, 조 후보가 8%였다.
이번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응답률은 13.4%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우리나라는 고등교육법에 따라 교육부 장관이 대입 전형 정책을 수험생의 대학 입학 4년 전, 즉 중학교 3학년 시작 전까지 발표해야 한다. 이 법은 학생과 학부모에게 대입 전형의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을 제공한다는 목적 아래 만들어졌다. 그러나 요즘 이 ‘대입 4년 예고제’가 잘못된 예측을 부추기고 급변하는 입시 환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정부는 2023년에 2028학년도 대입 개편안을 발표하며 현행 9등급 상대평가인 고교 내신 체계를 ‘5등급 상대평가’로 바꾸는 내용을 명시했다. 발표 직후 여러 입시 전문가는 ‘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내신 변별력이 사라져 학생부교과전형에서 동점자가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출했다. 물론 5등급제에서도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입시 전문가들도 있었지만, ‘전 과목 1등급을 받아도 의대 진학이 어렵다’는 과장 섞인 전망까지 나오자 학부모와 대학의 불안감은 커졌다. 대학은 곧장 변별력 부족을 전제로 해 전형 요강을 설계하기 시작했다. 수능 최저 기준 상향이나 대학별 고사 강화 등이 대안으로 거론됐다.
하지만 실제 분석 데이터를 보니 변별력 논란은 상당 부분 과장돼 있었다. 이달 초 부산교육청이 발표한 고교 1학년 1학기 분포 추정 자료에 따르면, 5등급제에서 내신 평균 1.00을 받은 학생은 전체 표본의 2.07%에 불과했다. 일부 대학 시뮬레이션 결과도 비슷했다. 전 과목 1등급 학생 수가 1만~1만5000명에 이를 것이라는 비관론과 달리, 분석 예상치는 2000~3000명 수준이었다. 간격이 촘촘해졌을 뿐 내신의 변별력은 있었다. 이미 2028학년도 전형 설계를 마친 대학도 있는데 말이다.
이 사례에서 엿볼 수 있듯, 대입 4년 예고제는 장점이었던 예측 안정성마저 흩뜨렸다. 당시에는 합리적으로 보였던 기준이 실제 적용 시점에는 시대착오적일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또 대입 4년 예고제는 교육·사회·경제 환경이 빠르게 변하는 현실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어렵다. 세부적으로 조정할 순 있겠지만 4년 전 예고한 교육 정책 큰 줄기를 바꾸기란 쉽지 않다. 이 밖에도 교육 정책이 4년 주기로만 바뀌다 보니 문제 발견 후 즉시 개선이 어렵고, 한 기수에는 유리했던 제도가 다음 기수에는 불리하게 작용하는 문제도 있다. 정권 주기인 5년과도 불일치해 새 정부가 교육 정책을 바꾸고 싶어도 제약이 있으며, 역설적으로 충분한 변화 준비 기간이 사교육 과열을 부추기기도 한다.
결국 4년 예고제는 예측 가능성이라는 장점보다 교육 정책 유연성과 혁신성을 떨어뜨리는 단점이 더 커진 상황이 됐다. 이번 5등급제 변별력 논란처럼, 보편적 예상을 근거로 한 정책이 실제와 어긋날 때 제도가 오히려 발목을 잡힐 수 있다. 그리고 이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에게 떠넘겨진다.
대입 정책에서 안정성과 유연성 중 무엇을 더 중시할 것인지 묻고 싶다. 대입 4년 예고제 틀을 유지하되 긴급 조정이 가능하도록 보완할 것인지, 아니면 예고 기간 자체를 재설계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변화하는 현실에 맞는 대입 제도’다. 형식적인 안정성에만 매달릴 필요가 없다.
대입 4년 예고제의 보완책으로 관련 법률에 ‘탄력 조정 조항’을 신설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싶다. 빠르게 변하는 교육 환경에 시기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어느 정도의 ‘여유’를 만들어두는 것이다. 또 필요한 경우엔 교육 현장과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는 공론화 절차가 이뤄지도록 의무화했으면 좋겠다. 제도 변경 시 학생들에게 충분한 완충 기간을 제공해 혼란을 최소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대학 입시는 사회·경제적 변화와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 4년 예고제는 마치 오래전에 찍은 지도를 들고 낯선 도시에 들어서는 것과 같다. 마침 여당 내에서 2028 대입안의 일정 부분에 대해 4년 예고제 해당 여부를 따져보자는 말도 나온다. 이즈음에 안정성과 유연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정책을 기대해본다. 병원 마케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