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의선택 | |
---|---|
고객사(상호) | |
회사전화 | - - |
신청자(이름) | 황준영 |
직위 | |
이메일 | sdjsadsd@naver.com |
휴대전화 | - - |
제목 | 정부, 20대 건설사 CEO 소집해 “안전은 노사 모두의 이익”···‘중대재해 근절’ 속도 |
내용 | 정부가 국내 20대 건설사 최고경영자(CEO)와 간담회를 열고 “안전은 노사 모두의 이익”이라고 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14일 오후 서울 중구 직업능력심사평가원에서 열린 20대 건설사 CEO 간담회에서 “비용을 아끼려다 발생하는 사고, 반복되는 사고는 절대 용인될 수 없다”며 “안전을 소홀히 해서 아낄 수 있는 비용보다 사고가 발생할 때 손해가 더 큰 시스템을 만들어 사람의 목숨을 지키는 데 돈을 아끼거나 안전보다 공기, 남품기한을 우선시하는 관행을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건설 중대재해 근절을 위해 마련된 자리로, 삼성물산·현대건설·대우건설·현대엔지니어링·포스코이앤씨·KCC건설 등 시공순위 20대 건설사 CEO들이 초청됐다. 더불어민주당 산재예방TF 소속 김주영, 박해철 의원 등과 국토교통부 건설정책국장도 참석했다.
김 장관은 “올해가 중대재해 감축의 원년이 될 수 있도록 고용부는 물론 정부 모든 부처가 사활을 걸고 있고, 7000여개 건설현장을 포함한 총 2만6000개 사업장에 대해 산업안전감독관 전원이 2인1조 특공대가 되어 불시점검을 하고 있다”며 “위험요인에 대해서는 즉시 시정토록 하고, 시정하지 않는 경우 예외없이 법에 따라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건설업에서는 밑단으로 갈수록 돈은 줄어들고 위험은 그대로 전가되는 다단계·불법 하도급이 문제”라며 “관계부처와 함께 지속적으로 현장을 점검하고 제도를 개선해 바꿔나가겠다”고 했다.
노동부는 중대재해가 반복되는 기업에 대한 강력한 제재 방안도 관계부처와 함께 마련 중이다. 김 장관은 참석자들에게 재해의 원인과 결과를 뒤바꾸지 말고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진짜 원인을 찾을 것과 노동자는 안전관리의 객체가 아니라 주체라는 점을 인식하고 권리를 보장해줄 것 등 2가지를 당부했다. 그는 “이러한 조치들이 단순한 기업 옥죄기로 받아들여져서는 안 된다”며 “안전은 노사 모두의 이익이고, 기업이 지속 발전가능한 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한해 동안 산업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노동자 수는 589명으로, 이 중 절반 가까이(276명)는 건설현장에서 발생했다.
노동부는 지난 5월 20대 건설사 안전임원을 대상으로 산업안전보건본부장 주재로 간담회를 진행한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강력한 산재 대응을 여러차례 강조하고, 중대재해 사고가 반복되자 이날은 장관-CEO 간담회로 격상해 개최됐다.
12일 오전 11시 5분쯤 부산 사상구 감전동 새벽시장 정만 앞 도로에 깊이 1m, 너비 3m 크기의 땅 꺼짐(싱크홀) 현상이 발생했다.
지나가던 1t 트럭 뒷바퀴가 싱크홀에 빠져 포크레인으로 옮기는 등 소방 당국이 안전조치를 했다.
운전자는 크게 다치지 않았으며 인명 피해는 없었다.
경찰은 사고현장 주변 폴리스라인을 설치하고 주변 통행 시민 또는 차량에 대해 우회 등 안전조치를 하고 있다.
싱크홀에 발생한 지점은 부산 도시철도 사상~하단선 공사 현장 부근이다.
이 지역은 몇년간 싱크홀이 자주 발생한 곳으로 전해졌다.
부산시 등 관계 기관은 땅 꺼지 현상에 대해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오늘은 또 뭘 먹나. 짜장면? 샌드위치? 초밥? 김밥? 파스타? 덮밥? 다 아니다. 내가 원하는 건 그냥 ‘밥’이다.
집에서 한식을 만들어보자. 쌀을 꺼내 물에 슬슬 씻고 쌀뜨물은 따로 냄비에 받아 놓는다. 냉동실에서 물에 불린 다음 얼려놓았던 서리태를 꺼내 쌀 위에 올리고 취사를 시작한다. 냄비에 받은 쌀뜨물에 마른 멸치와 다시마를 넣고 끓인다. 그사이 감자를 네 개 꺼내 물에 씻고 껍질을 깎아 찬물에 담가 전분을 뺀다. 다른 냄비에 물을 받아 끓인 후 어묵 4장을 데친다. “앗, 뜨, 뜨거” 뜨거운 물에 한 번 데는 건 당연한 일이라 놀랍지도 않다. 데친 어묵을 채 썰고 당근, 양파도 꺼내 껍질을 벗긴다. 감자조림 차례다. 냄비에 간장, 설탕을 풀어주고 깍뚝 썬 감자를 넣은 뒤 물을 자작하게 넣어 불에 올린다. 다시 배추된장국으로 돌아간다. 아까 멸치 육수를 끓이던 냄비에 된장을 잘 풀어준다.
슬슬 헛갈리기 시작한다. 이제 뭐 할 차례더라? 감자조림? 감자조림 불을 약하게 조절한다. 지금쯤 싱크대를 한 번 치워야 나중에 고통이 적다. 감자와 당근, 양파 껍질을 음식물 쓰레기 봉지에 넣고 1차로 설거지를 한다. 보글보글, 된장국이 한 번 끓어오르면 배추를 손으로 뜯어 넣어주고 뚜껑을 덮는다. 밥솥이 “잠시 후 증기가 배출됩니다” 하고 친절히 알려주어 잽싸게 피한다. 치익?? 뜨거운 증기가 밥솥에서 피어오른다. 밥은 OK. 감자조림은 다 되어가나? 젓가락을 찔러 넣어본다. 아직 턱도 없이 딱딱하다. 잠시 휴대폰이나 볼까.
“아악!” 깜빡 10분이 흘러버렸다. 배추된장국은 부르르 넘어 가스레인지를 더럽혔고, 감자조림은 바닥이 탔다. 생각해 보니 어묵볶음은 아직 하지도 못했다. 나에게 남은 건 밥과 얼마 안 되는 양의 배추된장국, 바닥이 탄 감자조림뿐이다. 근데 설거지와 음식물쓰레기는 산더미같이 나왔다. 열 받는다. 이게 맞아?
엄마들은 이 많은 노동을 어떻게 매일 했을까? 그러고도 그걸 당연한 줄 알았을까? 갑자기 가부장제에 대한 분노가 피어오른다. 밥 한 번 더 했다가는 제명에 살지 못할 것이다. 들어가는 노동에 비해 백반은 너무 싸다. 반찬도 많고 설거지거리도 많은데 말이다. 백반은 허름한 곳에서 싸게 때우는 것이라는 인식 때문인가? 이러다 보니 점점 백반 장사하려는 사람이 줄어든다.
한식의 종말이 가까워지는 걸까? 사실상 한식은 헐값으로 책정한 여성들의 노동력으로 유지되어 왔다. 하루종일 불 앞에서 일하고도 ‘놀면 뭐하냐’며 고구마 줄기 껍질을 벗기고 콩나물을 다듬던 여성들 덕분에 그동안 한식을 싸게 먹을 수 있었던 거다.
전국적으로 백반집이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대신 늘어나고 있는 게 있다. 바로 한식뷔페다. 이름은 ‘뷔페’지만 애슐리나 쿠우쿠우 같은 프랜차이즈 뷔페와는 다르다. 이랜드에서 운영하는 자연별곡, CJ의 계절밥상 같은 브랜드 한식뷔페와도 다르다. (참고로 브랜드 한식뷔페는 코로나19 이후 손님이 급감해 많은 매장이 문을 닫았다.) 내가 오늘 얘기할 한식뷔페는 사실상 구내식당이나 함바집, 또는 형태를 바꾼 백반집에 가깝다.
‘백반집의 DNA를 계승한 한식뷔페집’을 관찰해보자. 일단 밖에서는 안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매장 유리에는 두꺼운 시트지가 성인 키 높이만큼 문에 붙어 있는 곳이 많다. 그 위에는 ‘한식뷔페 성인 10,000원’이라는 글씨가 궁서체나 고딕체로 큼지막하게 박혀 있고 먹음직스러운 한식 한 상 사진도 붙어 있다. (가게에서 직접 촬영한 사진이 아닌 업체에서 제공한 일괄적인 사진으로 보인다.) 간판에는 보통 눈에 띄는 노란색과 빨간색을 많이 쓴다. 이가네 한식뷔페, 뚱이네 한식뷔페같이 이름을 사용한 상호가 있고 큰손 한식뷔페, 엄마손 한식뷔페처럼 푸짐함을 강조한 상호가 있다. 또는 역촌 한식뷔페, 서오릉 한식뷔페 하는 식으로 지역 이름을 쓴 상호도 있다. 서초구에는 ‘부정부페(父情buffet)’라는 기묘한 이름의 한식뷔페도 있다는 소문이다.
가격은 싸면 8000원, 비싸도 1만원이다. 식권 구매도 가능해서 한꺼번에 20장 이상을 사면 좀 더 저렴하다.
한식뷔페 안으로 들어가면 다른 뷔페들처럼 조명이 밝지 않다. 낮에 들어가도 약간 어둡다는 느낌이 든다. 선풍기가 계절에 상관없이 늘 돌아가고 있고, 벽면에 붙여 놓은 기다란 테이블엔 커다란 밥통과 국통이, 가운데에는 열몇 가지의 반찬통이 놓여 있다. 테이블이나 의자는 일절 멋 부린 것이 없으며 보통 가장 저렴한 것이다. 앞쪽에는 큰 접시와 국그릇, 숟가락과 젓가락이 직접 챙기도록 놓여 있다.
벽에는 ‘드실 만큼만 덜어주세요’ ‘음식을 남기면 환경부담금 5000원’ 같은 뷔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알림문이 있다. 그리고 ‘백반집의 DNA를 계승한 한식뷔페집’만의 규칙 ‘접시는 1인 1개만 사용해 주세요’도 적혀 있다. 보통 뷔페에서는 한 접시를 다 먹고 나면 새 접시를 꺼내 음식을 다시 퍼온다. 하지만 1인 1만원 이하의 한식뷔페에서는 되도록 한 사람당 큰 접시 하나, 국그릇 하나만 쓰는 게 암묵적 규칙이다.
홀에 있는 직원은 많아도 두세 명을 넘지 않는다. 이들의 움직임은 ‘빠르다’는 말로 표현이 부족하다. 만화에서처럼 몸 뒤에 속도선을 그려넣어야 할 움직임이다. 이들은 떨어진 음식을 재빨리 채워 넣고 사람들이 잔반통에 가져다 놓은 그릇을 정리한다. 그러다 계산할 사람이 있으면 계산도 해주는 멀티플레이어다.
나도 접시를 들고 본격적으로 출정한다. 밥은 보통 두 가지로 쌀밥과 잡곡밥이다. 규모가 작은 곳은 쌀밥만 있다. 국은 싫어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는 우거짓국이나 미역국이 있다. 메인반찬이 한두 가지 있는데 99%의 확률로 제육볶음이다. 옆에는 알배추나 상추도 놓여 있다. 이걸 제육볶음과 싸먹으면 얼마나 끝내줄까! 생선조림이나 구이도 한두 가지 있고, 이외에는 밑반찬이다. 콩나물무침, 소시지야채볶음, 미역줄기볶음, 가지나물, 어묵볶음, 멸치볶음 등의 호불호가 적은 반찬과 배추김치, 깻잎김치, 깍두기 등의 김치 여러 종이 있다.
한 접시 가득 떠왔으면 이제 본격적으로 해치울 시간이다. 주변을 둘러보니 의외로 조용하다. 배경음악도 없고, 텔레비전도 없다. 밥 먹는 걸 방해하는 요소를 모두 제거한 건가? 덕분에 다들 밥을 먹는 건가 마시는 건가 싶을 정도로 빠르게 해치운다. 휴대폰을 보며 밥 먹는 사람도 거의 없다. 모두가 밥에 집중한다. 난 아직 퍼온 것의 반도 못 먹었는데 양옆 테이블에 있던 넥타이 아저씨 무리는 이미 이를 쑤시며 나가고 있다. 조금씩 맛볼 것을 가지고 와 천천히 먹는 일반 뷔페들과 완전히 다르다.
새로 옆 테이블에 앉은 기사님이 밥을 먹으며 전화를 받는다. 회색 조끼에는 에어컨 브랜드가 자수로 새겨져 있다. “에어컨이 고장 나셨다고요? 모델명 혹시 아세요?” 그러고 보니 아까 들어올 때 가게 앞에 트럭이 3대가 주차된 것을 봤다. 가게에 뭐가 고장 났나? 했는데 그분들도 그냥 밥을 먹으러 온 거였다.
차랑-. 입구 문 위에 달린 벨이 쉴 새 없이 울린다. 동네 토박이 같은 백발의 할머니들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다섯 명이나 된다. 그중 ‘GUCIC’라는 글씨가 새겨진 화려한 셔츠를 입은 할머니가 “오늘은 내가 쏜다!”라며 주머니에서 꼬깃꼬깃한 5만원짜리를 꺼내 흔들자, 주변에서 박수가 쏟아진다.
내 건너편 테이블엔 가슴이 훤히 보이게 겨드랑이가 푹 파인 민소매를 입은 건장한 남성이 새로 앉았다. 두툼한 팔뚝이나 운동복으로 보아 누가 봐도 헬스트레이너다. ‘탄수화물은 안 먹겠지?’라고 생각하며 테이블을 흘낏 구경하니 뜻밖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라면 한 그릇이 있다. (대부분의 한식뷔페에서는 라면을 직접 끓여 먹을 수 있다. 요청하면 주방에서 끓여주는 곳도 있다.) 암암, 라면은 인정이지.
페인트가 잔뜩 튄 카고바지를 입은 노년의 노동자분과 머리가 곱슬인 이주노동자가 마주 보고 앉은 테이블도 있다. 이 둘도 아무 말 없이 열심히 밥을 먹고 있다. 한국 생활을 오래 했는지 둘의 밥상은 거의 차이가 없다. 두 사람의 작업화에는 흙먼지가 잔뜩 묻어 있지만, 식당의 그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다.
갑자기 문을 열고 제복을 입은 경찰들이 서넛 들어온다. 밥을 먹다 놀라서 쳐다보니 나 말고는 아무도 놀라는 사람이 없다. ‘뭔 일 났나?’ 뭔 일이 나긴 났다. 배고픈 건 큰일이니 말이다. 자리를 잡자마자 능숙하게 접시를 집어 들고 밥 위에 제육볶음을 수북이 올리는 모습이 친근하다.
하긴 한식뷔페에는 그 누가 와도 이상하지 않다. 그리고 나라님이 와도 1인 1접시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온들 접시를 마구 쓰면 질타를 받을 것이다. 한식뷔페는 밥을 먹는 누구에게나 평등하니까 말이다.
옛날엔 누가 나에게 밥을 주는 게 당연한 줄 알았다. 때가 되면 밥이 있었다. “밥 먹어라!” 소리가 들리면 밥을 먹으면 됐다. 어른이 된 지금은 단 한 끼도 내 의지 없이는 입에 들어오지 않는다. 밥을 사 먹으러 가거나, 배달시켜 먹거나, 내가 해서 먹거나. 뭐든 결정을 내려야 한다. 한식뷔페는 그 결정을 쉽게 만들어준다. 감사하다. 내가 먼지투성이든지 땀을 진탕 흘렸든지 어떤 모습으로 가도 한식뷔페는 묵묵히 나를 맞이해준다. 여기는 내가 대접받는 곳도 서비스를 받는 곳도 아니다. 그들은 밥을 주고, 나는 감사히 먹는다.
배고파 들어와서 배불러 나간다. 이만하면 충만한 한 끼다. <시리즈 끝>
[주간경향] 2019년 11월 7일 문재인 정부는 교육 불평등과 고교서열화를 해소하겠다며 자율형사립고와 외국어고, 국제고를 2025년까지 일반고로 전환하는 계획을 담은 ‘고교서열화 해소 및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을 전격 발표했다.
유은혜 당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심각하게 서열화된 고등학교 제도를 개선해 고등학교 진학 단계에서 발생하는 불평등을 완화하겠다”며 “고교 입시, 대학 입시에 불평등이 없고, 부모의 힘이 미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약속을 문재인 정부가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로부터 5년여가 지난 2025년, 교육부의 약속은 어떻게 됐을까. 당시 전환 대상이던 외고와 자사고, 국제고는 각각 30개, 42개, 7개로 총 79개였는데 2025년 3월 기준 전국의 외고·자사고·국제고는 69개로 여전히 70곳에 육박한다.
이는 2022년 5월 들어선 윤석열 정부가 전 정부의 외고·자사고 폐지 정책을 사실상 폐기했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는 2023년 6월 공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 2024년 1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을 잇달아 내놓으며 자사고 등을 존속시켰다. 3년 만에 정권이 바뀐 현재, 다시 외고와 자사고 폐지를 이행하라는 요구가 교육계를 중심으로 점증하고 있다.
■자사고·외고의 일반고 전환, 다시 추진될까
지난 7월 30일 서울 종로구 국정기획위원회 앞.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 교원단체와 시민사회단체들이 “특권교육·고교서열화 주범 자사고·외고·국제고 일반계고로 전환하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늘어섰다.
박영환 전교조 위원장은 “자사고·외고·국제고는 설립 취지를 잃고, 사실상 입시 명문고로 기능하면서 고교서열화를 심화시켜왔다. 그 결과 일반고는 위축되고, 교육 불평등은 더욱 심화했고, 그래서 특권학교로 불리는 것”이라며 “특권학교의 일반계고 전환은 시행령 개정 사항인 만큼 국정기획위원회가 국정과제에 포함시켜 대통령이 결단토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가자들은 특히 외고·자사고 폐지 정책이 과거 국민적 공감대 형성에 따른 결정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교조 관계자는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안철수, 유승민, 심상정 후보 모두 교육정책으로 외고와 국제고, 자사고 폐지를 공약했고, 홍준표 후보만 반대할 정도로 (국민적) 뒷받침을 받는 정책이었다”며 “(자사고·외고 일반계고 전환은) 윤석열 정부가 3년간 망친 교육정책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고등학교가 처음부터 고교서열화의 주범으로 지목된 것은 아니다. 외고는 40여 년 전인 1984년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 앞서 외국어에 능숙한 인물을 조기 육성하겠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졌고, 자사고의 경우 사회적 논쟁이 거셌지만, 일률적인 공교육의 틈새를 보완한다는 명분으로 2010년 도입됐다. 하지만 이들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것이 곧 상위권 대학 진학으로 이어지는 모범답안으로 자리 잡으면서 1969년 고교평준화(중학교 무시험입학제) 이후 사라진 고교서열화를 재도입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이른바 대학 서열화와 소득 격차로 이어지는 학벌공화국의 첫 번째 계단이 부활한 것으로, 이들 고교에 진학하기 위한 고액의 사교육 또한 자연스레 뒤따랐다. 여기에 일반고에서 제공하기 쉽지 않은 다양한 커리큘럼과 방과 후 활동, 그에 상응하는 높은 등록금 역시 일반적인 사회 정서와는 동떨어지면서 ‘귀족학교’라는 꼬리표까지 달았다.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고등학교 학생 1인당 학부모부담금’은 전국단위 모집 자사고 1335만8000원, 광역단위 모집 자사고 800만5000원이었다. 외고와 국제고는 각각 849만7000원, 638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자율형 공립고는 85만5000원, 일반고는 71만3000원에 그쳤다. 학부모부담금에는 수업료와 입학금, 학교운영지원비, 수익자부담경비 등이 포함된다. 전국 단위 자사고의 학부모 부담이 일반고의 19배에 육박하는 셈이다.
■“자사고·외고 존치가 고교학점제 파행의 씨앗”
문재인 정부에서 외고·자사고 폐지가 불평등의 세습, 즉 교육격차와 관련된 문제에 집중됐다면, 고교학점제가 도입된 현재는 고교 교육의 정상화, 나아가 대학입시제도 개편이라는 보다 현실적인 문제와 맞닥뜨리고 있다.
최선정 전교조 대변인은 “고교학점제는 고교체제 개편과 대학입시제도 개편이 맞물린 하나의 패키지였다”면서 “고교체제 개편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서 손을 댈 수 없는 상태, 아무런 교육개혁도 할 수 없이 꼼짝 못 하는 상황이 됐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는 2025년 고교학점제 도입을 기획하면서 고교 내신 절대평가를 함께 묶었다.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원하는 수업을 자유롭게 들으며, 창의적 인재로 육성될 수 있도록 내신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리고 여기에는 선행조건이 있었다. 고교체제가 사실상 외고·자사고와 일반고로 서열화된 상황에서 내신 절대평가 전환은 대학 입시에서 외고나 자사고에 지금보다 더 유리한 운동장을 제공할 수밖에 없다. 당연히 이런 특별한 고등학교를 일반고로 전환하는 것이 먼저이고, 고교학점제는 그다음이어야 했다. 문재인 정부가 집권 초기인 2019년 고교서열화 개선작업에 먼저 손을 댄 이유다.
최 대변인은 “최대한 공교육을 공평하게 만들어놓은 상태여야 고교 내신 절대평가 전환이 설득력을 갖고, 실제로 형평성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데, 자사고·외고가 유지되면서 결국 상대평가라는 수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자사고·외고 폐지를 뒤집은 윤석열 정부는 2023년 10월 고교 내신 절대평가 전환도 뒤집고 상대평가제도를 유지하는 ‘2028 대입제도 개편 시안’을 확정했는데, 결국 내신 절대평가에서 자사고·외고 특혜라는 불합리를 피하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구본길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장은 “고교학점제 전제조건이 학생들이 원하는 수업을 다양하게 들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 절대평가가 유지되면서 입시에 유리한 수업만 들어야 하는 모순이 발생했다”며 “학생들에게 실제로는 쓸 수 없는 자유이용권을 배포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대신 윤 정부는 내신 경쟁 완화를 위한 다른 카드를 꺼내 들었는데, 고교 내신을 5등급제로 전환하는 것이었다. 내신을 절대평가로 전환하지 않는 대신 9등급제인 고교 내신 등급을 5등급제로 바꿔, 내신 긴장감을 완화하려는 시도였다. 하지만 이 역시 부작용이 돌출했다.
직장인 김숙현씨(46)는 얼마 전 중학생 자녀의 방학 수학 특강을 신청하러 갔다가 여러 학원 상담사들로부터 외고 진학 프로그램을 권유받았다. 김씨는 “특목고에 보낼 생각은 전혀 없었는데 고교 내신이 5등급제로 바뀌면서 1등급을 받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해졌다는 설명을 많이 들었다”며 “갑자기 준비해서 갈 수 있을까, 또 간다고 해도 거기서 경쟁을 할 수 있을까 같은 없던 고민이 생겼다”고 말했다.
입시업계에서는 고교 내신 5등급제 도입이 자사고나 외고 졸업생의 대학 입시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신중한 모습이다. 최상위권의 경우 1등급의 폭이 넓어져 유리하지 않다는 견해도 있지만, 내신 2등급이 과거 9등급제의 4등급에 해당하는 만큼 등급 상승이 대학 입시 결과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 입시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대학 입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대학 입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기대만 있으면 사교육업계에는 호재”라고 말했다.
고교학점제가 대학 입시에 종속되며 파행되고, 예상치 못한 부작용도 잇따르고 있지만 문제해결을 위한 교육 당국의 움직임은 아직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교육정책 공약이 전무하다시피했던 지난 대선에 이어 새 정부의 인수위격인 국정기획위원회의 국정과제에서도 교육개혁을 위한 적극적인 정책은 눈에 띄지 않고 있다. 지난 8월 13일 국정기획위원회가 내놓은 대국민보고 안건 123개 중 교육 관련 안건은 ‘기본이 튼튼한 사회’의 8개 전략 중 7번째 순번에 4개가 담기는 데 그쳤다. 그리고 내용 역시 ‘AI 디지털시대 미래인재 양성’, ‘시민교육 강화로 전인적 역량 함양’,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공교육 강화’, ‘학교자치와 교육거버넌스 혁신’ 등 두루뭉술한 주제뿐이었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내년에 지방선거가 있고, 정치권에서는 아무래도 명문고 유치나 유지 등이 주요한 지역 현안이라 쉽게 이야기를 꺼내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교육제도가 교육이 아닌 정무적 판단에 따르는 현상이 반복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자사고 폐지를 언급하지 않고, (인사청문회 이후 낙마한) 교육부 장관 후보자도 입장 표명을 머뭇거린 데는 이런 복합적인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면에서 자사고 폐지를 앞장서기보다 교육청의 자사고 관리 권한을 강화하는 등의 간접적인 관리를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1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서 교육감의 자사고 지정 취소 권한을 명시한 조항을 삭제했는데, 이를 복원하는 방식 등을 통해 자사고에 대한 통제를 시도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광복절 연휴에는 무더운 날씨가 이어진다.
광복절인 15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소나기가 내렸다. 서울은 30도를 웃도는 날씨를 보이며 9일 만에 다시 폭염특보가 내렸다.
기상청은 당분간 다시 무더위가 이어지고 열대야도 나타나겠다고 예보했다. 사진은 경기 과천시 관악산 계곡을 찾아 더위를 식히는 시민들의 모습이다. 용인성추행변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