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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노제휴순위 [전중환의 진화의 창]공포영화도 안 봤어? |
내용 | 노제휴순위 어둠이 내리면, 음산한 기운이 감돈다. 1996년 공포영화 <스크림>의 한 장면을 보자. 부모가 다 외출한 집에서 여고생 케이시는 어딘가에서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살인마 고스트 페이스와 통화 중이다. 순간, 초인종이 울린다. 사색이 된 케이시는 울부짖는다. “누구세요?” 수화기 너머 살인마가 나지막이 나무란다. “‘누구세요?’라고 떠들면 절대 안 돼. 공포영화도 안 봤어? 죽기를 바라는 짓이야. 이상한 소리라도 들리는지 밖에 나가 조용히 확인하는 게 낫지.” 곧 살펴보겠지만, 이 대사는 우리가 공포물에 빠져드는 진화적 이유를 완벽히 설명해준다.
꼭 여름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공포 서사를 즐긴다. 스티븐 킹이 쓴 공포소설을 읽고, <파묘> <샤이닝> 같은 공포영화를 보고, <레지던트 이블> 같은 공포게임을 하고, 놀이공원에서 ‘유령의 집’에 간다. 악령, 좀비, 괴물, 귀신, 마녀, 흡혈귀, 살인마, 외계인, 포식동물, 늑대인간, 미스터리한 현상 등이 출몰하는 공포물은 관객의 심장을 옥죄며 무서움, 두려움, 역겨움, 불안 같은 부정적 정서를 일으킨다.
누구나 공포 서사에 깃든 역설을 궁금해한 적이 있을 것이다. 왜 우리는 굳이 불쾌하고 기분 나쁜 경험을 하기 위해 귀중한 시간과 돈을 낭비하는가? 왜 배울 만큼 배운 교양인이 자연법칙을 거스르는 악령이나 괴물을 코웃음 치기는커녕 온몸을 벌벌 떨며 두려워하는가?
이러한 물음에 답하려면, 먼저 인류가 진화한 먼 과거에는 수많은 위험이 넘쳐났음을 유념해야 한다. 사자·악어·표범·비단뱀 같은 포식동물, 못된 악당·독성 물질·전염성 병원체·홍수나 지진 같은 자연재해, 화재나 추락 같은 안전사고가 언제든 나를 덮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고고학자들은 검치호랑이의 이빨에 두개골이 뚫려 사망한 고인류 조상의 화석을 발견하곤 한다.
두려움, 불안, 역겨움 같은 부정적 정서는 이러한 위험에 대한 적응적 해결책으로 진화했다. 두려움은 당장 닥친 위협으로부터, 불안은 나중에 생길 위협으로부터, 역겨움은 전염성 병원체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준다. 한번 상상해 보자. 적막한 밤이다. 당신은 홀로 숲속을 걷는다. 갑자기 ‘부스럭’ 소리가 들린다. 혹시 야생 멧돼지인가? 두려움이 엄습한다. 심장이 요동친다. 땀이 송송 난다. 숨이 가빠진다. 근육이 긴장된다. 입이 마른다. 주의가 집중된다. 이러한 변화는 두려움이라는 지휘자가 당신이 멧돼지를 공격하거나, 황급히 줄행랑을 치기 쉽도록 세심히 연출하는 일련의 인지적, 생리적 반응이다.
물론 ‘부스럭’ 소리가 그냥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려 난 소리일 수도 있다. 하지만 죽고 나서 후회 말고 지나치게 경계하는 편이 낫다. 그래서 공포 반응은 일단 시작되면 순식간에 자동으로 이루어지고, 의식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 1973년에 영화 <엑소시스트>가 개봉했을 때 멀쩡히 돈 내고 들어온 관객들이 울거나, 기절하거나, 상영 도중에 극장을 뛰쳐나갔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이제 공포 서사에 얽힌 역설을 풀어보자. 발달심리학자 폴 블룸은 저서 <우리는 왜 빠져드는가?>에서 공포 서사는 현실에서 겪을지 모르는 여러 위협을 미리 안전하게 탐색하고 유용한 지식을 쌓게 해주는 가상 시뮬레이션이라고 제안했다. 말할 필요 없이, 살면서 좀비나 전기톱 살인마, 또는 식인 상어와 직접 마주칠 일은 거의 없다. 그러나 이왕이면 가장 위험한 시나리오를 상상하면서 부단히 예행연습을 한 진화적 조상은 갖가지 위협이 마구 출몰하는 실제 세상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더 높았을 것이다. 이 가설에 따르면, 좀비 영화가 매력적인 까닭은 좀비 때문이 아니다. 느닷없이 가족이나 낯선 이로부터 공격당하면 어찌해야 할지 고민하게 만드는 상황 때문이다. 물리면 나도 좀비가 됨은 중요하지 않다.
공포물을 남들보다 유난히 더 즐기는 사람들은 대개 젊은 남성이고, 새로운 경험에 열려 있어서 상상력과 지적 호기심이 높은 경향이 있다. 이는 공포물이 현실의 위협을 대리 체험하는 시뮬레이션이라는 가설과 부합하는 증거다. 흥미롭게도, 피가 난무하는 공포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은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냉혈한일 것이라는 선입견과 달리, 최근의 한 연구는 공포영화 애호가의 공감 능력이 다른 사람과 전혀 차이가 없음을 보고했다.
공포소설의 대가 스티븐 킹은 소설집 <별도 없는 한밤에> 후기에서 “(무서운 이야기는) 우리를 둘러싼 종종 소름 끼치는 세상을 우리가 이해하려 애쓰는 방식 중의 하나”라고 했다. 참으로 그렇다.
“여름이 아니면 그런 일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여름은 가끔 뭔가를 미쳐버리게 하니까.”
해마다 일본의 여름은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고시엔)의 열기로 뜨겁게 타오른다. 1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만큼 명승부 못지않게 뼈아픈 실책도 허다하다. 1979년 8월16일 세이료고등학교와 미노시마고등학교의 경기. 오후 4시에 시작한 경기가 야간 경기가 됐다. 스코어는 3 대 2. 미노시마가 세이료를 1점 차로 쫓아가고 있었다. 타자 한 명만 잡으면 경기가 세이료의 승리로 끝나는 연장 16회말 2아웃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미노시마의 선수가 친 공이 1루 쪽으로 날아갔다. 손쉽게 처리할 수 있는 파울성 타구였지만 세이료 1루수 가토 나오키는 공을 놓쳤다. 야간 경기 조명 탓이었다. 여기까지만 해도 최악은 아니었다. 하지만 가토에게는 너무나 불운하게도 상대팀의 다음 타자가 홈런을 날렸다. “처음 보는 사람한테 세이료 야구부 출신이라고 말할 때가 있는데 제가 먼저 말해요. 16회에 고시엔 칵테일 광선(야간 조명)에 들어간 공을 놓친 그 가토, 그 1루수가 저라고요.”
1980년대 일본의 전설적인 스포츠 논픽션 작가 야마기와 준지가 이 경기를 보고 쓴 르포 기사는 열혈과 청춘과 성장이 완벽한 삼박자를 이룬다. 경기의 흐름은 물론이고 투수와 타자, 감독과 심판 등 관계자들의 심리가 손에 잡힐 듯 그려진다.
<슬로 커브를 한 번 더>에는 이 경기 이외에도 복싱, 스쿼시, 조정 등을 포함해 다양한 스포츠 경기 8개에 대한 글이 실렸다. 하나하나가 극적인 드라마를 방불케 하는 땀과 승부의 현장이 저자의 마술 같은 문장력에 실려 수십년의 시간을 건너뛰어 되살아난다.
충북의 산골 마을에서 여섯 명의 고등학생과 글방을 하고 있다. 보름마다 한 번 글을 써서 둘러앉아 서로의 글을 읽고 이야기를 나눈다. 하루는 돌아가면서 한마디씩 감상을 나누고 있는데, 은결의 합평이 들을수록 웃겼다. 평소엔 한없이 까불거리는 친구가 난데없이 중년 문학평론가가 할 법한 감상을 늘어놓기 시작한 것이다. “이 글은 신랄한 풍자와 통찰을 함유하고 있으며…” 은결이가 말할수록 옆에 있던 애들이 하나둘 킥킥대기 시작했다. 불현듯 뭔가가 떠올랐다. 내가 물었다.
“너 챗GPT니?” 은결이가 움찔했다. “헉.”
나는 당황한 마음을 진정시키며 말했다. “아, 괜찮아. 그런데 여기선 정답을 말하는 것보다 네 느낌이 더 중요해. 서툴러도 괜찮으니까, 네 말로 한번 해볼래?”
그날 글방이 끝난 후 은결이는 장문의 사과 문자를 보내왔다. 무례한 행동을 했다며 죄송하다는 말을 6번이나 써서 보냈다.
그런데 기실 궁금했다. 그 친구가 잘못한 것이 있나? 처음 챗GPT가 등장했을 때, 동료들과 나는 ‘글쟁이들의 종말이 왔다’고 입을 모았다. 이제는 챗GPT의 도움 없이 글을 쓰는 사람이 드물다. 학교에서는 국어 시간에 챗GPT로 글을 쓰는 방법을 정규 과정으로 가르치고, 나조차도 글을 쓸 때마다 챗GPT에 의견을 구한다. 전반적인 줄거리와 아이디어만 던져주고 모든 것을 챗GPT가 쓰게 하는 작가들도 있다.
그러니 잘못이 있다면 오히려 내 쪽에서 했는지도 몰랐다. 작금의 시대에 챗GPT에 무언가를 묻지 않는다는 것은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는 일처럼 보인다. 앞으로의 인재는 사람보다도 챗GPT와 얼마나 잘 소통하는가, 챗GPT를 얼마나 원활하게 운전하는가가 중요한 소양이 될 것이다. 그 와중에 한 글자 한 글자를 내가 쓰고 말해야 한다는 것은 재봉틀 앞에서 손바느질의 진정성을 어필하는 것과 닮은 것일 수 있다. 어쩌면 나는 이 친구들에게 챗GPT로 얻어낸 합평을 말하는 것을 권장해야 했는지도 모른다.
앞으로의 글방에서는 챗GPT로 글을 써서 모이고, 챗GPT로 얻은 의견들을 나누러 모여야 할지도 모른다. 나만의 글을 쓰고 그것을 나만의 시각으로 말해보는 것은 오리지널리티로서의 가치가 있을까. 서윤이는 학교에서 내준 세 장짜리 수행평가 과제를 몇날 며칠 고민하며 정성껏 써냈다. 고생했다는 한 줄짜리 피드백도 없이, 숫자로 평가되어 돌아온 과제를 보고 낙담했다. 좋은 점수였으나, 옆에서 챗GPT로 쉽게 과제를 써서 낸 친구와 똑같은 점수였다. 나는 궁금해졌다. 서윤이는 다음에도 그 글을 혼자 힘으로 쓸까?
때로 내가 아이들에게 주는 의견은 은결이가 받아온 챗GPT의 합평보다도 못할 때가 있다. 나는 자주 친구들의 상상력에 감탄하고 순수한 표현들에 매료되며 그 열의에 탄성을 지르기 바쁘다. 챗GPT가 있는 세상에서 엉성함과 허술함 사이를 헤엄치는 우리가 서로의 아름다움을 서툴게 짚어낸들 그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문득 두려워졌다. 나조차도혼자 힘으로 쓴 글과 챗GPT가 쓴 글을 알아봐줄 수 없다면 어쩌지?
얼마 후 은결이가 새로운 글을 써왔다. 친구들은 가자미눈부터 떴다. “이거 챗GPT가 쓴 거 아니야?” 그럴 만했다. 글이 여섯 쪽이나 되었으며, 너무나 재밌었기 때문이다. 앞에 앉아 있는 은결이가 그 글을 썼다는 걸 믿을 수 없었다. 우리는 그 글에 대해 한참 동안 배꼽이 빠지도록 웃고 떠들었다. 글방 친구들은 손바닥만 한 노트와 연필을 들고 글방에 온다. 챗GPT가 새로운 글을 쓰는 데 걸리는 몇초의 순간 안에서 우리는 보름 동안 머무른다. 그리고 무언가를 써온다. “이건 절대 챗GPT가 쓸 수 없어.” 나는 더 볼 것도 없이 확신했다. 은결이의 글은 분명 혼자의 힘으로 쓴 것이었다. 오타가 너무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전 세계 10억명 이상의 이용자를 보유한 쇼트폼 플랫폼 ‘틱톡’이 자녀·부모 계정 간 연결을 강화하며 한층 강력해진 청소년 보호 기능을 선보인다. 각국 정부로부터 이용 금지 조치를 당하는 등 ‘유해 플랫폼’이라는 오명을 쓴 틱톡이 이미지 쇄신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틱톡은 30일 아시아·태평양 지역 언론 대상 온라인 브리핑을 열고 청소년 이용자 보호를 위한 새로운 정책과 기능을 소개했다.
새 정책에 따라 보호자는 자녀가 틱톡에 영상, 사진 등 콘텐츠를 올리는 즉시 실시간 알림을 받게 된다. 자녀의 개인정보 보호 설정이나 관심 있는 콘텐츠의 주제, 콘텐츠 다운로드 허용 여부도 직접 확인 및 관리할 수 있다. 자녀가 틱톡 내에서 특정 콘텐츠를 신고할 경우에도 보호자에게 알림이 전송된다. 자녀와 보호자 계정의 연결(페어링)은 양측의 합의로 가능하다.
틱톡의 운영 및 신뢰·안전을 맡는 아담 프레서 글로벌 총괄은 “청소년 계정에 대한 강력한 안전 조치를 통해 청소년 이용자의 틱톡 내 긍정적 경험을 보장하고 보호자도 안심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틱톡은 청소년 보호를 위한 자녀·부모 간 계정 페어링을 고도화하고 있다. 지난 3월 부모가 자녀의 틱톡 사용 가능 시간을 직접 설정하고 자녀의 팔로어 목록을 확인할 수 있게 하는 기능을 도입했다. 2023년에는 청소년 계정의 틱톡 사용 시간을 하루 60분으로 제한하기도 했다. 틱톡이 제공하는 청소년 보호 기능은 50여가지다.
크리에이터 보호 조치도 강화됐다. 새롭게 도입되는 ‘크리에이터 케어 모드’는 크리에이터가 이전에 신고·삭제 조치했던 악성 댓글의 작성자를 사전에 필터링할 수 있는 기능이다. 라이브 방송 중 특정 단어나 문장 등을 일괄 차단할 수 있는 ‘라이브 댓글 제한 기능’도 추가됐다.
이날 선보인 모든 보호 조치에는 첨단 인공지능(AI) 기술이 활용됐다. 인간이 하는 심사에 AI가 더해지면서 전체 유해 콘텐츠 90% 이상이 사전 제거된다는 게 틱톡 측 설명이다.
틱톡은 2017년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청소년 정신 건강에 유해하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2022년 틱톡에서 일명 ‘기절 챌린지’(기절 전까지 숨 참기)가 유행하면서 청소년이 목숨을 잃는 사례가 잇따랐다. 지난해에는 알바니아 정부가 청소년이 동급생을 살해한 사건의 책임을 물어 전 국민을 대상으로 1년간 틱톡 전면 금지령을 내리기도 했다.
프레서 총괄은 “틱톡이 안전 및 신뢰 분야에 투입하는 예산은 연간 20억달러(약 2조7000억원) 이상이며 수천명의 인력이 안전한 플랫폼 및 콘텐츠를 만드는 데 헌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청소년 보호에 공을 들이는 것은 틱톡만이 아니다. 인스타그램·페이스북을 보유한 메타 역시 지난해부터 ‘10대 계정’ 기능을 순차 도입 중이다. 10대 계정은 기본 비공개로 설정돼 팔로어가 아닌 사람은 콘텐츠를 볼 수 없다. 지난 4월부터는 만 16세 미만 이용자가 부모 동의 없이 라이브 방송을 켤 수 없는 기능도 인스타그램에 추가했다.
이런 움직임은 SNS가 청소년에게 미치는 각종 악영향이 언론 등을 통해 조명되고, 각국 정부·의회가 대응에 나서면서 본격화했다. 특히 호주가 적극적이다.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이용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수원형사전문변호사 |